😵 Hands of Necromancy와 영포티의 추억벤또 🍱

👉 Steam 페이지: Hands of Necromancy

예전에 사놓았다가 최근에 다시 플레이.

사양, 지원

  1. GTX 1050+ 이상은 되어야 잘 동작할거 같다.
  2. SteamDeck / Linux 기본 지원
  3. Gamepad 지원: 그런데 그냥 마우스+키보드로 해도 편함. boomer-shooting의 고전적인 키맵이랑 완벽히 동일.
  4. 아쉽지만 한국어는 지원않음.

Heretic와 Hexen, 그리고 Doom

고전적인 boomer-shooting / heretic, hexen을 연상시킨다.

어린 Doom, Doom II 빠돌이였던 나는1 어떻게(???) 헤러틱을 구했던거 같다. 아마도 Shareware였거나, 어쩌면 운이 좋아서 Full version이었던거 같다. 당시 사양이 그렇게 좋지 않은 컴퓨터를 쓰고 있었는데(CPU: 486DX2 50Hz, RAM: 4MB), 펜티엄을 가진 친구에게도 돌려보라고 💾 3.5" 디스켓으로 복사해주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에 Hexen도 비슷하게 구해서 플레이를 했었었다.

그래픽이나 에셋은 전반적으로 그때 당시 내 시각으로 봐도 둠의 완성도보다 낮아 보였다.

하지만 둠보다 뭔가 산뜻한 물의 이미지라던가, 하늘을 날 수 있다거나 시점이 진짜 3D인 것 마냥 조절이 가능한 것들은 신선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실제로 3D 렌더링은 아니지만, 그래도 3D 공간좌표 안에 납작한 종이인형 같은 캐릭터들을 세워놓은 것 뿐이었던 구현이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둠의 (당시로서는) 점프도, 수영도 없고, 시점도 고정되어 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어지러울 정도로 자유로운 기분이었던 것 같다.

heretic / hexen posters
포스터 이미지만 봐서는 기합차다

그렇다. 헤러틱, 헥센의 포스터 이미지만 봐도 원조기합의 "Doom (1993)"의 구도를 연상시킨다.

doom 1993 postser
원조기합: 10점 만점에 12점인 사나이

…하지만 당시엔 솔직히 둠만큼 열심히 플레이 하지도 않았던 것 같고, 맵, 퍼즐을 다 풀어서 진행해 내지도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치트키를 먼저 구해서 그냥 맵을 돌아다니며 학살하면서 놀기만 했던거 같다. …치트키는 게임의 재미와 흥미를 급격히 잃게 만드는 진리를 당시엔 깨우치지 못했었다. 🙈

하지만 특유의 게임의 분위기: 마법사와 괴물들, 마법과 판타지풍의 세계는 매력적이었었다.

Heretic 스크린샷

울펜슈타인3D의 습기찬 곰팡이 냄새나는 나치스 기지의 느낌이나 클래식 둠의 방사능 오염되는 느낌의 맵들과는 다른 공간을 돌아다니며 놀 수 있었으니까.

울펜슈타인3D(왼쪽)과 DOOM의 스크린샷(오른쪽)

그리고 다른 Duke3D이나 스타워즈: 다크포스 같은 둠 이후로 터져나온 수 많은 fps들도 기억이 난다. 둘 다 각각의 특징이 있고, 또 다른 걸작들이었지만.

괴작: 카타콤 3-D🪦 ─와 "건잠머리" CD-ROM

둠에 중독된 이후에 그런 유사한 게임을 찾아서 계속 플레이하려고 들었던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카타콤 3-D였었다: 👉 위키백과

Catacomb 3-D 스크린샷
- CGA 느낌의 팔레트가 너무 쩔어서 👁️‍🗨️안구가 아프다

얻어낸 경로는 아마도 기억이 "건잠머리 쉐어웨어 CD-ROM"이었던거 같다.

건잠머리 CD으로 리눅스도 처음 접했었고, Turbo C 2.0 이외에 다른 씨언어 컴파일러를 해보고 싶어서 시도를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리누즈형에게 크게 낚였던거 같다.

리누스大兄
당시 국내잡지에 실린 존안사진이다... 미화는 1도 없었구나

하옇튼, 다시 게임 얘기로 돌아와서, 위키백과에서도 설명하듯이, 카타콤은 울펜슈타인3d 엔진의 프로토타입을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내 기억 보정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나쁜 경험은 아니었었다.

지하묘지의 개념이나, 서구의 로마시대의 억압받는 특정종교✝️에 대한 이미지가 내 머릿속엔 없었기 때문에, 정말 낮선 세팅의 세계관이었던거 같다. 그리고 지면을 뚫고 튀어나오는 좀비들은 어린 내게 자극 그자체였었다.

아마 조만간에 abandonware 같은 곳에서 구해서 다시 플레이 해볼거 같다.

🧟🧟‍♂️🧟‍♀️

다시 Hands of Necromancy 얘기 ↩️

게임엔진은 GZDoom이라고 한다.

클래식 둠을 고사양의 세팅, 화면 효과 등을 켜고 플레이하기 위해 종종 사용해본 오픈소스 엔진.

첫 인상은 비운의 Build 엔진 게임을 다시 활용해 출시하는 최근 boomer-shooting 게임, Ion Fury 같은 게임이랑 유사하게 느껴진다.

그런 이유는 내 생각엔:

  1. 일부러 픽셀이 튀어 보이게 만든 그래픽 에셋들,
  2. 그러면서도 맵의 구성은 완벽한 3d 방식이고,
  3. 시점의 전환도 자유롭고, 날아다니거나 기어다니는 적이 튀어나와서 마우스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
  4. 그리고 종종 튀어 나오는 ``납작종이인형'' 느낌의 데칼들.

그리고 솔직히 Ion Fury을 처음 플레이 할 때보다 솔직히 친절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이온퓨리의 경우에는 대놓고 어떻게 움직일지, 어디로 가야할지 보였던거 같다. 반면, 핸즈오브네크로맨시는 좀 많이 돌아다녀 봐야 하고, 좀 더 많이 뒤적거리면서 게임과 맵에 익숙해져야 진행이 수월했었다.

이온퓨리나 전통적인 퀘이크 I/II 시리즈와 같이 에피소드의 맵들을 엮는 허브 역할의 맵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열쇠를 모아서 문을 따고 하는 식의 전개들은 좀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럼에도 맵은 충분히 아름답고, 돌아다니면서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2

이제 진짜 장점과 재미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재미] 동료만들기 🧟‍♂️ (강제)

제목처럼("네크로맨서"3), 내가 죽인 적 몬스터를 다시 소환해서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

직접 조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 맵을 돌아다니고, 내 적군들을 미리 알아서 청소해주는 건 정말 편하다. 적당히 소생해서 부릴 수록 전투 자체가 쉬워지는 요소다.

아쉬운건, 나를 따라오는건 좋은데, 내가 잠수하거나 맵에 깊은 물이 있으면 거기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AI이 좀 아쉬웠다.

[재미] 변신 🐍

변신주문을 얻을 수 있고, 변신주문 자체가 맵/퍼즐을 푸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변신해서 쓸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맵의 특정 요소들을 조작할 수 있는 제약이 걸려 있기 때문.

그런 이유 이외에도 그냥 재밌다. 변신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해서 맵을 더 신나게 샅샅히 뜯어먹을 수 있다.

"이르케 변신하면 기부니 조크든요."
(출처 = 한국일보: [영상] X세대가 말했다 "이르케 입으면 기부니 조크든요")

[재미] 사악함 🙊

죽은 몬스터를 소생시켜서 죽음으로부터 영원한 안식을 얻지도 못하도록 착취하고, 원하는 능력을 갖춘 형태로 변신도 하고, 투명인간이 되어 기게스의 반지를 얻은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등장할 때마다, 적 인간형 몬스터들은 "사악한 마법사다!" / "죽여라!" ─같은 대사를 외쳐주며 나의 등장에 환호해준다. 😅4

전투 난이도 ⚔️

전투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다만 몇 대 맞으면 데미지가 생각보다 커서 아주 아프다. 잘 피하면서 무빙하고 쏘고, 또 소생시킨 몬스터에 의지하고 해야 하는 부분이 더 큰 것 같다.

얻어내는 무기도 전통적인 WOLF3D, DOOM와 같이 갑지기 쓸어버리는 BFG-9000 같은 느낌의 레벨링은 아직 없다.

오히려 얻는 무기들은 단조로 몇 가지 종류인데, 그걸 적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잘 이용하는게 더 전투를 재밌게 해준다. 예를 들어, 강한적이지만, 특정한 속성이나 효과를 일으키는 무기에 더 약하거나… 상성이나 불러일으키는 밀어내기 같은 물리적 속성에 따라서.

생각보다 무기 효과도 잘 만들었다. 그래서 슈퍼무기를 꼭 필요로 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만 생각해보자: 마법검이나 파이어볼 지팡이, 토네이도 주문서 …등등만 해도 이미 현실에 비춰 생각해보면 쩌는거 아닐까. 🪄 (…다른 게임들의 너무 쩌는 화려한 무기들에 너무 익숙해져서 둔감해진게 아닐까)

그래서🤯

적어도 나같은 취향의 사람이라면,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게임 같다. 그리고 처음엔 좀 투박하고 익숙해지기 어려워도🔰, 조금 인내심을 갖고 익숙해져 나갈수록 게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인, 새로운 능력 등을 발견해 나가는 재미와 맵의 퍼즐을 푸는 재미가 충분한 게임.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세계관/세팅을 탐험해 나가는걸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어둡고 안티히어로적이고, 고딕풍이고 그러면서도 배경에선 편안해지는 류트연주가 살살 흐른다. 🖖

한국에선 별로 인기가 없을거 같은 취향인거 같기도 하다.😥…만 2탄도 발매/세일하고 있다: 👉 스팀: Hands of Necromancy II

Footnotes


1

당시 아마 "국민학생" 내지는 중학생이었을 것 같다. 지금 봐도 그렇게 교육적으로 훌륭하지 못한 게임들이다. 🔫👾😱💀

2

아직 다 플레이를 마치지 않았다. 이제 에피소드1 부분을 거의 다 깨어가고 있다.

4

현실에서의 나는 충분히 보편적이고 윤리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엉뚱하게 게임세계에서의 재미를 갖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