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jwz의 netscape navigator 2.0 출시 30주년, 내 기억들, 그리고 오늘

🗓️ 19 Sep, 2025

https://www.jwz.org/blog/2025/09/netscape-navigator-2-0-was-released-30-years-ago-today/

jwz1이 넷스케이프 웹브라우저 2.0 출시 30주년 포스팅을 올렸다. jwz은 커먼리습, Lucid Emacs, Xscreensaver 등으로 유명하지만, 가장 역사적으로 큰 족적은 아마도 넷스케이프 웹브라우저의 초기 개발자라는 점일거 같다.

넷스케이프는 90년대의 닷컴시대를 열고, 우리가 현대에 알고 있는 웹브라우저를 대중이 쓸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제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전의 Mosaic 브라우저는 내 생각엔 더 딱딱하고 techie이 아닌 사람이 접근하기는 좀 껄끄러웠을 것 같다.2

넷스케이프 2.0 시점에, 우리가 알고 있는 "JavaScript"이 웹브라우저에 도입되었고, 그이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명한 "Internet Explorer" 시대가 시작된다. (이하 "IE")

IE와 Windows 95/98에 끼워팔기으로 시장을 독점하기까지, 넷스케이프는 좋은 웹브라우저였었다.

사업적으로도 (IE에 밀리기 이전까지는) 성공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제품이 잘 팔렸다기 보다는 IPO을 통한 성장이었던거 같다. 최초 IPO까지 창립후 16개월이 걸렸고, … US$75 during the first day of trading, nearly a record for first-day gain. The stock closed at US$58.25, which gave Netscape a market value of US$2.9 billion 라니까, 지금 환율으로 계산하면, 한화 40조원이고, 당시/지금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하면 더 엄청난 가치였을 것 같다.3

내 기억에 따르면, MS Windows와 IE 끼워팔기는 미국의 반독점 재판에 MS이 지기는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넷스케이프는 밀려나고, IE이 시장을 장악한 이후였었다.

현대의 웹, 웹브라우저, 웹개발의 형태가 어느 정도 결정된 시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Viaweb 같은 흥미로운 스타트업/제품이 더 있었고, 그와 관계된 이야기들도 현재의 웹, 스타트업, 웹개발 등등의 모양과 흐름을 결정했으리라 생각한다.4

IE에 밀려난 이후에, Netscape은 퇴색하고, 오픈소스 재단인 Mozilla이 시작된다. 초기에 IE 이외에 제대로 웹브라우징이 가능한 브라우저가 없었던것 같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더욱 더. 더욱이 리눅스에서 (당시로서는) 현대적인 웹브라우저 대안이 없었었는데, 그나마 Mozilla 웹브라우저가 희망이었었다. (지금엔 Firefox까지 이어지는 계보의 시작)

당시 상황을 떠올려보면, IE에 의해서 웹환경은 표준에서 멀어졌고, IE이 아니면 웹브라우징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불과 iPhone이 출시되고,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모바일앱/html5이 제대로 웹표준을 정리해나가기 이전까지, (내 기억이 맞다면) 그러니까 적어도 2007년~2009년도 정도까지도 대부분은 "윈도/IE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ActiveX, 공인인증서, "보안솔루션" 등등 때문에 기업/인터넷뱅킹 등을 제대로 쓸 수 없었었으니까.

그 사이에 "누가 리눅스에서 데스크탑 환경 같은걸 기대해?" 같은 시선에 상관 없이, KDE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진영에서 Konquerer 웹브라우저가 개발되어 갔고, 이 웹브라우저를 위한 레이아웃엔진, WebKit이 오픈소스였고, 이 웹킷이 현대의 사파리, 크롬 등등의 웹브라우저의 기반인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것 같다….만 웹킷이, Konquerer이, KDE이, 리눅스와 오픈소스가 그 시작점이었다는걸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그보다는 적을 것 같다.

흥미롭게도, 과거의 MSIE 반독점처럼, 최근에 Google Chrome 또한 반독점 재판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MSIE때와는 좀 다르게 나온 것 같지만 말이다. …한 시대가 저물었었고(MSIE), 또다른 한 시대가 한창이었다가 끝나가는 시점이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다른 흥미로운 점은, 최근 "샤이-훌루드 웜공격"을 받은 node.js 커뮤니티도, (직접 관계는 없지만) netscape의 제품 중 웹애플리케이션 서버에서 "server-side javascript"이 이미 시도되었었다고 하더라.5

그냥 이것저것 기억들이 떠올라서 적어내렸다. 예지나 식견이 빛나는 내용도 아니고 그냥 중얼거림.

글쎄, 다음에, 언젠가 또 지금 이 시대가 저물어 갈 때쯤 나는 오늘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지금 대단하다고 하는 것들, GPT/LLM 등등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을까, 아니면 그저 당시의 버블으로 기억하게 될까.

Foot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