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9년을 돌아보며
"일의 기쁨과 슬픔"
2018년은 정말 바쁘게 회사에 시간을 쏟으며 보낸거 같다. 그렇다고 개인적인 발전이나 성과를 얻을만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알던 것들을 소비하고 엔지니어링 이외의 분야에 많은 흥미로운 경험과 성장을 했던거 같다. 그리고 한국을 떠날때 싫었던 점들을 역시 그대로 느낄 수 밖에 없었던거 같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한국에서 다시 시작했었던, 내겐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회사생활을 정리했다. 정리하는데 반년 정도가 걸렸다. 나도 우유부단하게 괜한, 그리고 헛된 기대를 했었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었었는데, 문제를 경험하고 처음 받았던 인상과 결정이 맞았다.
수많은 생각을 해봐도, 결국, 내가 능력이 부족하고 덕이 없어 그런 선택지 밖엔 없었으리라. 앞으로의 선택에는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교훈들에는 너무 세상에 당연하게 퍼져있음에도 아무도 그러리라 믿지 않는 것들, 혹은 세상에 너무 당연하게 퍼져있는 것과 정반대의 이야기들인거 같다.
여러군데의 스타트업을 경험하며 창업자들보다 오히려 더 많은걸 배운거 같은 기분이다.
정말 주옥 같이 좋은 기업, 사람들, 경험이었었다. 정말로 고마운 일들이었었다. 위선적으로 그저 하얗게 밀가루를 뒤집어 씌우는 그런 말로써가 아니라, 정말 그런 역할들이 있어줬기 때문에, 고맙다.
그간 오랜 기간 일하며 경험한 일들과 감정들, 벌어진 일들이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어째서 그렇게 행동했었는지 이해가 명쾌해졌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다시 사람들을 평가하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리라.
공부, 만들기, 코딩, 릴리즈, 론칭, 내 정체는.
커먼리습을 다시 잡았다. 그리고 뭐라도 만들었다. 힘들었다. 즐거웠다. 괴로웠다. 자본주의적으로 냉철하게 게을렀던 내가 싫어졌다. 어째서 내 기분이 그런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외면할 수 없었다.
세상엔 해야할 일, 했었어야 했을거 같은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걸 다시 깨달았다. 그일을, 그 프로젝트를 내가 혼자 힘들게 했었어야 했었다. 누가 뭐라고 하건. 그게 얼마나 세상에 뻔하디 뻔하게 널린거고, 돈이 안되는거고, 누구든 관심도 없고, 얼마나 멍청하고 시대에 뒤떨어졌든… 그런 것들이 어떤 이유로든 아무런 중요도 없다는걸 알게됐다.
그래서 커먼리습을 선택했던거 같다. 황량하고, 거대하고, 지저분한, 엉망으로 보이지만,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걸 표현하고 그에 따라 무엇이든 바꾸고 다시 고치고 또 다시 고치고, 그에 따라서 그 자신도 변해가고.
하지만 커먼리습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겠지. 혹은 마찬가지였으리라.
마음
모든 면이, 어떤 일에 닿아도,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해야할 일,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 바라보는 방법이 더욱 명확해졌다.
다들 내가 누군지 내게 다가와 알려주려고들 했었는데, 정작 그러는 자기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생각하지 못했었다. 웃겼었다. 그냥 이젠 그런 사람들에게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무엇을 위해서 그 수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생각하고, 또 그걸 마음에 두고 살아왔는지, 굳이 더는 바보 같이 생각하고 마음에 두지는 않기로 했다.
생각과 마음을 비우고, 언제나처럼 고요하게.
이 마음이 아주 오래전부터 그대로 이 자리에 있었던 것만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만 같은 기분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고만 싶다. 아마 다른 것들과는 달리 내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럴만한 것이리라.
"이젠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