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g 09/Feb/2020

Posted on Feb 9, 2020

책: 초난감 기업의 조건

'기계인간'님의 트윗으로 소개를 받았다. 너무 잘 소개를 해주셔서 기대가 많았다. 그리고 기대만큼 재밌는 책이다.

경영서적, 마케팅, 혹은 자기계발서처럼 무언가 교훈을 얻고 싶어서 읽지는 않는다. 그냥 다른 사람들의 처절한 실패담과 그 아둔함을 보면서 쓰게 웃고 싶을 뿐이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걸 비웃고 싶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그런 멍청함을 구현해내는 분위기, 흐름, 예의를 지키느라, 혹은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된 길에 들어서지 못하는 어떤 형태의 인간 사회에 대해 그렇게 냉소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책: the linux programming interface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너무 두껍다. 한국어판이 어째서 2부로 나누어져 있는지 알 것 같다.

그냥 한국어판을 읽으면서 더 원문과 번역문을 서로 고민하고 싶지 않은 책이어서 샀다. 시간을 갖고 조금씩 읽어나가도 만족스러운 책이다.

오랜지색 리눅스 VT터미널에서 "man 2 execve" Man page을 읽으며 즐겁던 어린시절 같은 기분도 나는 종이책이다.

봄이 올 것 같다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지난 가을과 긴 겨울이 흘러갔다. 봄이 오는 것 같은 날이다. 한산한 주말 아침에 조조영화를 보러 가고 오는 길의 한산한 서오릉과 고양 스타필드 주변 동네 특유의 공기와 햇살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한다.

새벽 해가 뜨기 전에 직장에 간다. 그리고 해가 지려는 무렵 집으로 향한다. 그 시간의 풍경도 계절이 변함에 따라 함께 변하겠지 싶다. 지금의 차갑고 어느 정도 힘겨운 겨울, 그래서 좋은 새벽과 오후가 또 익숙해지려고 하는데 변하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또 다른 모습,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도 된다.

평화롭게 계절을 보낸다.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다.

영화: 조조래빗

주말에 아침에 한산한 극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도 한산했다. 처음 시작은 조금 그저 그랬다. 뭘 기대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영화인가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며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2회차에 다시 봤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무 생각 없이 왜 이런 장면이 이렇게도 바보 같은 모습으로 여기에 배치되어 있던거지 싶은 장면들이 너무도 소름끼치게 섬뜩하거나 가슴 아픈 장면이었었다.